연구실에 딱히 아침 몇시까지 가야하는게 없다보니, 요즘은 맨날 새벽 서너시쯤에 잠들어서, 아침 열시쯤에 일어나서, 열두시쯤에 연구실에 도착해서,
딱 여덟시간 맞추어서 저녁 여덟시까지 일하다 돌아온다.

일찍 가봤자, 어차피 사람들이 저녁 일곱,여덟시쯤 되어야 슬슬 돌아가기 시작하니까, 어차피 돌아가는 시간이 똑같다면 돌아가는 시간에서 여덟시간을 역산해주겠어, 라는 기분으로.

하루 여덟시간 일하는건 괜찮다.

특히 요즘은 어차피 프로그램 짠다고, 온전히 여덟시간을 나 혼자 보내고 있거든.
프로그래밍의, 그 일종의 '촉'이 잘 받는 날은 집중도 엄청 잘 되어서, 한 서너시간 집중해서 하고 좀 놀다가 다시 서너시간 집중해서 하는 식이면 괜춘함.

근데 실험이 끼어있는 날은 선배랑 같이 해야하는데, 둘이 있으면 아무 말도 안 하긴 뻘쭘하니까 계속 뭐라뭐라 조잘조잘거리고, 실험에 관계된 거든 아닌거든.
아무튼 이게 제일 피곤함.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구는 자기는 연구실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도 엄청 마음에 들고, 동아리는 어떻고 저떻고 하겠지만, 그걸 10시간 이상 하는건, 아무튼 난 무리.
더군다나 적당히 하고 끝낸다는게 없어서, 왜들 그렇게 밤늦게까지 남는건지..
난 기본적으로, 내 능력이 100인데 200을 들여야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그 한 절반정도의 완성도로 끝낸다는 쪽이라, 별로 이런 워킹 방식에 공감은 안 간다.

아.. 오늘은 좀 일찍 잘까 그래도. 이번주내로 지금 하는거 끝내야하긴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