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니까 축축 늘어진다...

3시까지 은행을 갔어야했는데, 귀찮아서 못 갔다. 내일가지 뭐... Aㅏ... 늘어진다...

그니까 이런거.
3시까지란 말은 아침부터 3시까지 그 사이 중 아무때나 라는 이야기인데, 요즘은 귀찮음에 빠져서 3시까지라는 말을 3시에 도착한다로 변환해서 듣고 있거덩.
한 2시쯤까지는 멍하게 있다가, 2시 10분쯤 되면 아.. 가야되는데.. 그러다가 2시 30분쯤 되면, 지금 가도 어차피 늦을거야. 땡.
실은 2시까지 멍하게 있을게 아니라 12시에 출발하면 되는 문제.
요즘 인생이 이러타.

+110622 22:56

야이놈들아! 밤에 잠은 자야되지 않겠니!!!!
지금 이시간에 26도 찍고 있다 이것들아!
나 안그래도 요즘 계속 수면부족 증상인데. 이제 날씨까지 날 위협해 ㅠㅠ

+반바지를 한번 입기 시작하면 가을 될 때까지 긴바지를 못 입게 되어버리니까, 최대한 반바지 입는 걸 늦추는 것처럼,
집에서 에어컨을 한번 켜기 시작하면, 오늘부터 여름 내내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살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
그래서 오늘도 에어컨을 켜지 않으려고 노력중.
일기예보 보니까 내일부터 주루루루루루루루루룩 비라서 기온도 떨어질거 같고.
근데 왜 비오기 바로 직전이 이렇게나 더운건데!

+사람이 살면서 느는건 살림 스킬 밖에 없는거같다.
한 몇달 전부터 욕조에 물이 살살 안 내려가는 느낌이더니, 요근래 좀 심각하게 되었었다. 물이 잘 안 내려가더라. 좀 심각하게 잘 안 내려가더라.
머리카락 녹이는거 사와서 엄청나게 뿌려댔는데도 안 내려가서, 난 화학약품을 믿기 때문에 머리카락은 다 녹았을테고, 물리적인 문제인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근데 찾아보니 하수구 내려가는 부분이 두세단계 더 분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구?
나 고무장갑 끼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손수 고무장갑까지 끼어주고 진짜 혼자서 이 밤에 생쑈를 다 했다.
분리를 했는데,, 하수구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데, 난 플라스틱 밑에 뭐 거름망같은게 하나 있나 싶었다. 뭔가 까만 천같은게....
근데, 그게 전부 다 머리카락이라니. 거기 잠겨있는 머리카락만으로 사람머리 하나 만들겠다 싶을 정도로 나오더라. 우와... 진짜.. 내가 놀래갖고..
무슨 천같은걸 당기는데, 당겨도 당겨도 밑에서 계속 나오는거야. 근데 이게 어느순간 뚝 이등분되더니, 한올한올 갈라지는걸 보니 이게 머리카락...
아마 이 집이 예전에는 여자가 살았던거 같다. 내 머리도 길긴 길지만, 이렇게 여자머리만큼 길지는 않잖아. 그리고 염색도 안 했어. 놔......
하.. 진짜.. 밤에 너무 놀래가지고. 너무 놀래가지고 아 진짜 너무 놀랬다.. 아오.. 쓰레기 버리는 날이 금욜인데, 그때까지 저걸 집에 두고 있어야 하다니...
비닐봉지 세겹으로 담아뒀는데. 아 너무 찝찝해. 완전 찝찝해.
그래도, 이제 하수구 막힌 거 뚫을 수 있는 스킬이 생겼구나. Aㅏ... 기쁘다 그래.... Aㅏ.....